2016년 방영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보기 드물게 현상으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문화적 영향력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무려 9년이 지난 2025년 현재에도 도깨비는 여전히 국내외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콘텐츠로, 넷플릭스와 티빙,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공유와 김고은, 이동욱과 유인나로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도깨비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감정과 기억, 존재, 이별과 같은 본질적인 인간의 감정을 다루며, 감성 회귀 흐름을 선도하는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깨비가 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으며 회자되고 있는지를 OST, 명장면, 그리고 감성 회귀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OST
도깨비의 OST는 드라마의 감정을 배가시키는 도구를 넘어, 콘텐츠의 기억을 감정적으로 저장하는 트리거 역할을 합니다. 음악은 시청자의 감정선에 밀착되어, 극 중 인물의 감정이 최고조에 달할 때마다 심장을 울리는 방식으로 삽입됩니다. 대표 OST인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드라마 종영 후 수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겨울마다 음원 차트에 재진입하는 시즌 송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곡은 도깨비의 서사 전개와 정확히 맞물리는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가사의 흐름은 주인공 지은탁과 김신의 이별과 회상, 그리고 재회 구조를 반영하며 삶과 죽음 사이에서의 기다림과 헌신을 담아냅니다. 이외에도 찬열 X펀치의 ‘Stay With Me’, 크러쉬의 ‘Beautiful’, 샘김의 ‘Who Are You’, 매드클라운&김이나의 ‘And I'm Here’ 등도 각자의 장면과 테마에 맞게 등장하여 내러티브와 감정 몰입을 음향으로 완성합니다. 2025년 현재 이 곡들은 평범한 드라마 OST를 넘어, 유튜브와 인스타 릴스, 브이로그 배경음악으로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도깨비의 정서가 시간을 초월해 여전히 현재형 감정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특히 감정을 소리로 환기시키는 구조는 뉴트로 콘텐츠 소비 패턴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명장면
도깨비는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한 폭의 회화처럼 구성된 영상미 중심 드라마로 평가됩니다. 이는 감각적 연출을 뛰어넘는 장면들로 감정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한 장면 설계 덕분입니다. 대표적 명장면은 도깨비가 검을 뽑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은 불멸의 생명을 저주로 받아들이는 존재의 비극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지은탁이 처음 도깨비를 소환하는 눈 오는 장면은 설렘과 신비로움이 혼합된 감정의 시작점을 시각적으로 풀어냈습니다. 또한, 퀘벡 성당 앞에서의 재회 장면은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사랑과 운명의 끌림을 배경과 인물 동선으로 설계하였습니다. 이 장면들은 화면 구성, 조명, 컬러, 음악이 완벽하게 맞물리며 감정을 전달해 줍니다. 도깨비는 한국 드라마로서는 드물게 컴퓨터 그래픽과 실제 사진 로케이션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작품입니다. 캐나다 퀘벡시티와 인천 전동성당, 삼청동 한옥거리 등 실제 장소에서의 촬영은 장면의 정서를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어주었고, 이는 해외 팬들의 로케이션 투어 열풍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학 연구자들은 도깨비를 정서 기반 영상 서사의 표본으로 평가하며, 로맨스 장르적 틀을 넘어서 시각적 구성으로 감정을 전달한 한국형 콘텐츠의 정점으로 꼽습니다. 이는 이 드라마가 흥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자, 감정과 서사가 완벽히 통합된 비주얼 감정 연출의 성공사례입니다.
감성 회귀
2020년대 중반, 사회는 점점 더 빠르고 피상적인 정보 소비를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숏폼 콘텐츠, 자동 요약 뉴스, 챗봇 기반의 대화형 정보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진정한 감정과 깊은 이야기의 부재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피로감은 감성 회귀라는 소비 트렌드를 낳았고, 도깨비는 그 흐름의 정중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깨비가 전하는 정서는 이 작품을 통해 삶의 끝과 새로운 시작, 존재의 이유와 죽음의 숙명 같은 근원적 질문을 다룹니다. 김신이라는 인물은 불멸의 존재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대변하고, 지은탁은 선택받지 못한 존재의 결핍과 운명에 대한 저항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스토리 구조는 시청자에게 단순한 설렘이나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감정적 자기 성찰과 공감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현대 콘텐츠가 놓치고 있는 감정의 깊이와 여운을 회복시키는 힘이 됩니다. 특히 SNS 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도깨비 감성은 하나의 밈이자 감정 코드로 통용됩니다. 첫눈, 기다림, 기억, 사라짐 등 이런 키워드들은 도깨비에서 파생된 감정적 이미지의 재현이자, 콘텐츠가 남긴 문화적 언어입니다.
결론
도깨비는 감성 로맨스 드라마 중에서도 하나의 기억 구조와 감정의 저장소, 그리고 서사적 정체성의 확장이 조화를 이룬 작품입니다.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빠른 연결과 잦은 이별 속에서 종종 방향을 잃곤 합니다. 도깨비는 그런 현대인에게 조용히 위로하며 도깨비의 대사처럼 '그대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라고 속삭입니다. 이 한 문장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이자 애도이고, 고백이자 작별입니다. 그래서 도깨비는 콘텐츠를 넘어, 사람들의 감정 속에 오래도록 살아남은 유산입니다. 앞으로도 기술은 발전하고 플랫폼은 진화하겠지만, 사람들은 결국 감정으로 돌아옵니다. 그때마다 도깨비는 지금처럼 다시 불릴 것입니다. 눈 오는 겨울, 붉은 목도리를 두른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말입니다.